블로그를 열어보았습니다


 연유 맛 사탕과 커피를 블랙으로 마시면 상당히 맛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블로그 이름이 나왔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 포스트는 방명록의 기능을 겸하고 있으므로 적당히 답글을 활용해주세요. 


 바보 대화 환영 : hatsunagi @ live. jp (MSN Messenger)
 구 본가 주소 : hatsunagi.egloos.com
 
 
 당부의 말씀

 주인장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를 준수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블로그의 장기연재 포스팅은 개인적인 만족을 위해서 쓰는 글입니다. 적당한 아마추어의 시각으로 봐 주세요.

 바톤 주신분들은 반드시 할테니 웨잇어미닛.  ←취소, 귀찮으면 안함.


by 아스나기 | 2010/05/19 19:47 | Board | 트랙백 | 덧글(24)

한계효용이론과 연애의 수명




 쉬운 전공 이야기를 대충 써보는 란. 
 아마 한 2,3년 전쯤에 과외하다가 "선생, 너 꼴에 경제학 배운다는데 어따씀?"이라는 질문에 대답했던 내용.  나는 이 이야기로 과외 하루치를 통째로 날로먹었을 뿐이고(...)  아무튼 문득 생각나서 써봅니다.

 정확히 말하면 중간에 쓰다가 재미없어져서 때려친 글인데 모 이웃의 요청이 있어서 조금 다듬어서 올려봄다.  말만 거창하지 학부1년생 교양수업정도의 경제학 지식이니 긴장 푸시고. 다만 좀 스크롤압박 있음.





 미시경제학을 지탱하는 중요한 개념 중에 한계개념이란게 있어요. 
 예컨대 한계효용 하면 MU(X) = ΔU / ΔX 라는 식인데 여긴 학교가 아니니 소름돋는 식은 치우고 말로 합시다.
 

 나무에 들러붙어서 징징 쳐우는 매미가 바스라져 가루가 될정도로 더운 여름날에  맥주 한 캔을 편의점에서 사서 마실 경우 흠좀 해피하겠죠. 그런데 한캔 먹고 한캔 더 사서 마시면 아까보단 조금 덜 기쁘겠죠?  계속해서. 맥주 4캔쯤 먹고 또 한캔 더 사서 마시면 별로 안 기쁘겠죠. 아 뭐 미친게 자꾸 맥주를 쳐마시래, 배불러 뒤지... 



 예컨대 다음과 같겠죠. 맥주 자체는 즐겁지만, 맥주 한캔에 따르는 즐거움 추가는 점차 감소합니다. 한 캔을 더 마실때의 즐거움이 얼마나 추가되는지의 정도를 경제학에서는 한계(Marginal)라는 표현을 씁니다. 이 경우에는 한계 즐거움(Maginal Joyfulness)정도 되겠네요. 이 즐거운 정도, 혹은 좋은 정도를 좀 교양있게 쓰면 효용(Utility)라고 합니다. 즉, 한계효용(Maginal Utility)은 일반적으로 맥주를 여러 잔 마실때처럼 체감하게 되겠지요.

 경제학과 같이 정교한 모형의 세계에서나 통할거같은 이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은 사실 실제 생활에도 어느정도 적용됩니다. 엄마가 곰국 한냄비 끓여두면 처음에야 끼얏호 고기국 아임소해피 벗뜨 일주일쯤 지나서 아무리 먹어도 바닥이 보이지 않는 냄비를 보면 미칠거 같잖아요? 아까부터 먹는것만 계속 나오는데 아이쿠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게 아니고... 


 ...연애에도 이 법칙은 적용이 됩니다. 여기서는 이 한계적 개념을 연애에 따르는 수익(Revenue)과 비용(Cost)로 나눠서 각각 한계수익(MR, Maginal Revenue)과 한계비용(MC, Marginal Cost)로 분할해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죠.
 
 연애 초기에는 여자친구와 손만 잡아도 아이고 신나고 세상이 다내꺼 끼얏후 아임킹오브더월드. 근데 시간좀 지나면 여자친구가 밤새서 편지 한통 써줘봤자 별로 감흥이 그저 그렇죠. 좀더 리얼하게 군대 이야기. 이병때 편지랑 까까 소포로 날아오면 감지덕지 눈물이 펑펑 납니다. (라고 들었음) 그런데 상병쯤 되면 여자친구가 치킨셔틀 용돈셔틀 내 체면셔틀(?)이 되어서 심드렁.(역시 ...라고 들었음) 
 
 이처럼, 연인의 정성이나 애정을 작은 단위로 나눌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연인의 정성(애정) 1단위에 대해 내가 느끼는 즐거움이나 행복이 점차 감소하게 됩니다. 다른 말로 하면 한계수익(MR)은 체감합니다. 혹시나 해서 말하는데 니가 나빠서가 아니라 웬만하면 다 그래요. 아니면 번뇌 극복을 위해 탁발승이라도 되시던가. 

 그럼 반면으로 한계비용(MC)은 어떻게 될까요? 말 그대로, 이제는 내가 주는 정성 1단위에 대해서 느끼는 나의 수고로움이 점차 증가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지금부터 땡볕 아래서 구덩이를 판다고 해봅시다. 첫삽 뜰때의 고통과 한시간쯤 뜬 뒤의 삽뜰때의 고통을 비교하면 뒤로갈수록 한삽당 느껴지는 고통이 증가하죠. 연애버젼으로 말하면 과거에는 꽃다발 비싼줄도 모르고 척척 백송이씩 사고, 그녀가 하라시면 종로 한복판에서 쪽팔림에 완전면역상태로 촛불피워 하트만들어놓고 헤비메탈에 맞춰서 상모라도 돌릴 기세인데, 나중에 꽃 한다발 살라고 하면 아 이거 뭐 풀쪼가리 한묶음이 백반 열그릇... 뭐 이런거. 



 고로 경제학은 이런 방법에 대해서 아주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합니다. 바로 MR=MC인 점까지만 가는거죠. 아래처럼 말이죠.



 위에서 용어를 그렇게 정의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MR과 MC는 주고받는 마음이나 정성 1단위에 대한 변화량이므로 X축 역시 마음이나 정성의 누적량으로 하는것이 맞지만, 시간의 경과에 따라서 주고받는 마음의 누적총량이 계속 증가하므로 두 가지를 이후로 혼용해서 쓰도록 합니다. 어쨌든,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경제학의 관점에서 본다면, 커플로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MR이 위 그래프처럼 점차 감소하고, MC는 점차 증가하므로 MR=MC인 날짜까지만 사귀고 말면 된다는거죠.  MR=MC가 되는 날짜 t보다 더 연애를 지속하면 얻는 즐거움(MR)보다 그에 따르는 노력이나 고통(MC)가 더 크게 되므로 '손해보는 장사'란 말이 되겠습니다. (연애를 그만두는 것 - 즉 이별선포를 하는 행동 - 에는 여러가지 노력이나 손실, 혹은 비용 등이 필요한 법이고, 이것까지 포함하게 되면 조금 달라지겠지만 여기서는 이별하는 행위 자체는 어떤 득도 실도 되지 않는다고 칩시다)

 이것이 경제학에서 제시하는 '합리적인 인간' 혹은 homo economicus - 즉 이해(利害)에 지극히 밝은 사람이 선택하는 연애의 결론이 됩니다. 연애니 사랑이니 하는 것이 지고지순의 숭고한 가치가 아니라 세속적인 것으로 내려온지 한참 되었으므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동경하는 사람은 슬슬 창을 닫아주셨으면 좋겠슈. 이 그래프의 t점에 도달해서 결국 커플의 수명이 끝나는 사연에는 뭐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경험이 짧은 제 혓바닥은 이쯤 집어넣기로 하고. 



 그럼 지금부터 위에서 어줍잖게 세워 놓은 사상누각에 보충을 합시다. 좀 더 현실적인 모형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바꿔 말해, 궁극적으로 커플은 t점에 도달해서 그 수명이 끝나게 되는데 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보이는걸까?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도 되겠습니다.


① t에 도달하는 속도가 느리거나, 혹은 도달한것처럼 보이지만 아닌 경우


 위에서 말했듯이 엄밀히 말하면 MR, MC등에 관한 정의는 '시간 한 단위'당 느끼는 이득이나 비용이 아니라 '내가 받은 상대방의 정성 1단위당 느끼는 이득', '내가 상대방에게 준 정성 1단위당 느끼는 비용'이 맞습니다. 다만 시간을 역행하는 미친 능력을 가진 커플이 아닌 한 당연히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서 상대방에게 준 정성/마음의 누적단위수가 쌓이게 되므로 일반적으로 X축을 시간의 경과라 놓을 수 있는 것이지요. 
 
 결국 위와 같은 가정 하에서라면 커플의 수명이라는 것은 결국 시간의 경과를 척도로 삼을 것이 아니라 여태까지 주고받은 정성의 누적량을 그 척도로 삼는것이 타당하겠지요. 하지만 이걸 측정할 수가 없으므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을 그 척도로 삼는데, 주변 사람들이 보는 커플의 시간적인 수명과 커플 당사자끼리 생각하는 그들만의 수명은 다소 다를 수가 있습니다. 예컨대 몇 년이 넘어가는 연인이라 남이 보기엔 이미 산전수전 다 겪었고 이제 슬슬 5만원짜리 잔치국수만 얻어먹으면 될거 같은데 사실 당사자끼리는 아직도 허니달링 하면서 신나는 상황이라던가. 뭐 그런 거죠. 타인이 각자 개인의 경험이나 지식에 비추어 보아서 이미 저 커플은 MR=MC인 점에 도달했을 것이라고 판단할지언정, 당사자들의 MR/MC곡선은 t의 왼쪽에 위치하고 아직도 연애의 단물을 즐기고 있는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이죠. 



 ② MR이 체감하지 않거나, MC가 체증하지 않는 경우.

 이제 위에서 말한 MR이라는 개념을 살짝 세부적으로 나눠 보지요. 효용이라는 개념은 지극히 주관적인 개념입니다.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사실 위에서는 MR을 연애의 초기에 느끼는 설렘이나 두근거림, 혹은 신선함 등으로만 제한하고 이야기를 풀었단 말이죠. 만약 이렇게 정의한다면 MR은 당연히 시간의 경과에 따라 감소하게 되겠지요. 이것을 R1(한계적으로 MR1)이라고 합시다.
 하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면 오래된 연인은 그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습니다. 안정감이나 편안함 등등. 생각나는건 많은데 간질간질한 말은 좀 자신이 없으니 이쯤하고. 이러한 점들이 가져다주는 효익을 시간의 경과에 따라서 증가하는 것으로 일반화하고 R2(한계적으로 MR2)라고 칭합시다. 연애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R은 R1과 R2의 합이 되겠지요.  

  

 시간(혹은 연애에 들인 정성, 마음 등) 1단위당 느끼는 R1은 점차 작아지고 R2는 점차 커집니다. 즉 MR1은 체감하고, MR2는 체증하죠. 다만 이러한 MR1, MR2, MR...은 앞서 말한것처럼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므로, 사람마다 증가/감소하는 속도가 다르겠지요. 논의 전개의 편의를 위해 MR1이 시간의 흐름에 대해서 동일한 속도로 감소한다고 치면, MR2를 연애하는 사람이 얼마나 크게 느끼느냐에 따라서 MR1+MR2, 즉 총 MR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예컨대 이렇게 한결같은 사람일수도 있고 



왼쪽처럼 시간의 경과에 따라 점차 MR합계가 감소할 수도, 오른쪽처럼 MR의 합계가 증가할 수도 있겠지요. 


 
 MR1, 즉 연애 초기의 두근거림이나 신선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상대방에게서 편안함이나 의지할 수 있는 감정을 느낀다던가 (기타등등) 된다면, 즉, MR2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연애에서 오는 즐거움은 점차 증가하게 됩니다. 오른쪽의 그래프처럼 MR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MC가 증가하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도 MR>MC가 성립하게 되지요. 이 경우 어느 한쪽은 시간이 아무리 경과하더라도 MR>MC이므로 커플을 그만둘 이유가 없게 되고, 매우 기쁘게도 자신과 상대방이 모두 MR>MC가 성립할 경우 그 누구도 연애의 종결을 선언하지 않으므로 결과적으로 커플의 수명은 무한대가 됩니다.






 만약 상대방이 보살과 같은 마음가짐, 혹은 당장 지금 하늘에서 강림한 내려온 성자/성녀라서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물질적/ 정신적인 기복 없이 나 자신에게 애정을 준다고 합시다. 즉 MC가 일정한 경우를 말하는거죠. 그러한 멋진 경우가 있다고 치더라도 MR이 감소할 경우 언젠가는 MR<MC인 점에 도달하게 됩니다. 결국 MR1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면 커플의 수명은 MR2가 잡고 있는 것이지요. 

 어디까지나 이러한 개념은 주관적인 것이므로 MR2에 큰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일수록 커플의 수명이 길어지지는 않을까 하는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물이나 공기처럼 이미 '소유'*하고 있는 것의 중요성이나 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어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굳이 그런 환경켐페인 안 찍어도 여러군데에서 그런 경향이 발견되지 말입니다. 한참 전에 처음 눈만 마주쳐도 가슴에서 대전차지뢰가 터질거같았는데 왜 지금은 밋밋하느냐를 불평하기 전에, 지금 당연히 손을 잡을 수 있는 누군가가 있는게 얼마나 고마운지를 생각해 보는것도 좋은 일일 듯. 
 
 ...사실 이건 연애교실이 아니고 쓰는 지금도 제 손발이 오그라들거같으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합니다. 
 

*(아마도 birds in hand라는 뉘앙스를 담아 쓰고 싶었는데 마땅히 대응되는게 없어서 그냥 썼음)



 
 ③ MR, MC곡선이 상호독립적인 경우가 아닌 경우


 이쯤 되어서 하나 중요한 사실을 다시 주지하자면, 커플이라는 것은 어느 한쪽이 파탄을 선언하는 순간 끝난다는 것이죠. 위의 1~2에서 말했던 논의는 어느 한쪽의 MR,MC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고 사람마다 그 모양이 다름을 생각한다면 커플이 끝나는 시점은 Min [ tA, tB], 즉 두 명의 최적연애기간 중 빠른 쪽이 됩니다.
 



 그래프가 뭔가 거창해보이는데 한마디로 말하면 내가 백날 죽고 못살아서 지랄춤을 춰봤자 상대방이 그만 짜지라고 하면 끝이라는 소리죠. 어느 한쪽이 ②에서처럼 연애의 수명이 무한대라고 느낀다 한들 상대방이 그렇게 느끼지 않으면 게임 오버. tA시점에서 B는 MR>MC로 한창 신나는 연애생활을 즐기고 있고 앞으로도 기대하고 있지만, A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MR=MC로 더이상 그 연애를 계속할 유인이 없게 되는 거죠. 이 경우 커플의 수명은 tA에서 끝나게 됩니다. 




 사실 이러한 논리 전개에는 중요한 헛점이 있는데, 그것은 어느 한쪽의 행동이 상대방의 MR,MC곡선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점을 전제로 깔고 있다는 것이지요. 만약 B의 행동이 A의 MR,MC곡선의 모양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A의 종료시점은 더 뒤로 가게 되겠지요. 어떠한 일을 계기로 A의 연애에 대한 마음이 더욱 긍정적으로 바뀌어서 연애에 따르는 즐거움을 더욱 크게 느끼게 되고, 연애에 따르는 노력이나 수고를 덜 느끼게 되었다면 MR,MC곡선 모두 덜 가파른 모양으로 바뀌고 A가 생각하는 최적연애기간 역시 바뀌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A의 최적연애기간은 tA로 이동했지만, 이번에는 tB시점에서 (B의 선언으로) 연애가 종결되는 결과가 되겠지요. 이번에도 연애를 더 오래 끌고 싶으면 A가 노력할 차례가 되겠지요.  결국 요점은 수명연장의 꿈(...)을 위해서는 상대방의 연애에 대한 태도를 계속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꿔주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겠지요. 

 뭔가 더 있을거 같은데 스크롤압박이 무시무시하니 이쯤 줄이기로 합시다. 





 결국 말하고자 하는것은, 커플의 수명이라는건 당사자들 하기 달렸다는 말. 사람의 마음이나 정성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한정된 자원이라고 치면 거기에는 한계비용체증의 법칙이, 그로부터 얻는 이득에는 한계수익체감의 법칙이 성립할 것이고, 어딘가에 사는 여신님이나 미륵보살이 아니라면 각 개인은 나름대로 최적연애의 수명을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인식하고 있겠지요. 그리고 보통은 쌍방이 느끼는 최적연애점 t는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차이는'상황이라는것이 발생하게 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커플이 롱런하기 위해서는 결국 결국 자기 자신과 상대방의 최적연애점을 계속 뒤로 연장하여 MR>MC인 상황을 쌍방 모두 지속시키는 노력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는 '별로 경제학스럽지도 않은' 해석을 붙일 수 있겠슴다.




 그런 의미에서 곧 4년을 맞게 되는 여자친구님에게 큰절(...)

연애밸리에 이런거 쏴도 되는진 모르지만 일단 쏴봄 자비좀...

 엄마 미안 등록금 내줘서 배운걸 이런데다가 쓰고 있어서...

by 아스나기 | 2009/11/08 01:08 | Study | 트랙백 | 덧글(5)

(분당 - 구미동) 우동집 야마다야(山田家)




 상당히 파워블로그 등에서 화제가 되었던, 분당의 우동이 맛있는 집 야마다야입니다. 
 
 사누키(讃岐, 현재의 카가와현香川県)우동을 맛있게 한다고 해서 찾아가 봤습니다. 본래 카가와 현의 동명의 우동집 야마다야(うどん本陣・山田家)로부터 노렌와케(のれん分け;같은 이름으로 가게를 낼 수 있게 허가함)한 것으로 유명하고, 실력도 그에 걸맞는듯 하여 찾아가 가 봤습니다. 에스프레소 대모험의 파티원 박군이 동참.



자루우동(ざるうどん), 7.0


 정말 우동 '만'팝니다. 안주류는 빼고...
 
 우동 면 자체는 국내에서 맛볼 수 있는 것 중 높은 순위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한 밀가루의 맛에 약간의 소금기. 우동은 글루텐의 힘으로 완성되는 것이라는 기본원리에 충실. 면을 씹었을 때의 탄력과 목넘김의 질감은 아주 좋은 편. 다만, 우동의 표면이 살짝 붕 뜬 느낌이 아주 거슬리네요. 이 부분이 전반적인 점수를 좀 깎아먹고 있습니다. 평가가 다른 집에 비해 엄한 편인데, 상가(商家)의 노렌와케라는것은 그렇게 쉽게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명패값에 걸맞는 잣대를 대고 있다고 봐주세요. 주인장도 어설프긴 하지만 면 좀 잘 하는집은 찾아다니고 하는 편이니 취향도 기준도 명백히 있는 편이고.

 카케우동(더운 국물에 만 것), 붓카케우동(더운 국물을 뿌린 것). 자루우동(차게 식힌 후 판에 받힌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자루우동 쪽이 더 면 자체의 질감을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카케우동의 국물은 카츠오부시와 멸치를 베이스로 한 것 같은데, 한국사람이라면 다소 묽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심한 편. 가격이 7.0근처로 우동 한 그릇에...라고 생각하면 낮은 가격대는 아니지만, 이정도 수준이라면 지불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우동만 보면 말이죠. 
 



기본세팅이랄것도 없습니다. 조미료는 시치미.






자루우동정식, 12.0


텐푸라우동(天ぷらうどん)정식, 12.0
텐카스(튀김 부스러기)를 나름 신경써서 내 온 듯.


 이 가게에서 실망한 점은, 정식 메뉴의 밸런스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식은 기본 우동에 튀김과 롤, 샐러드가 나옵니다. 튀김은 새우 (중간 크기) 2미(尾), 깻잎 한 장, 단호박 한쪽, 그리고 당근과 고구마 작은 조각.  단호박이 심히 거슬리지만 백보 양보하더라도, 대체 어떤 우동이나 소바의 노포(老舗)에서 우동에 곁들여서 게맛살을 넣은 캘리포니아 롤과 양상추 샐러드를 내 오는지. 정식메뉴이면 +5천원이고, 구색을 맞추기 위해서 이것저것 곁들인것은 알겠는데 너무 중구난방이 아닐까요. 괜히 사족을 붙여서 우동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법한 메뉴, 그것도 대충 만든 느낌이 역력한 것이 썩 유쾌하지는 않네요. 텐푸라만 추가하는 형식으로 가격을 살짝 낮춰서 받는 것이 더 우동집답고 좋을 듯.  튀김은 대단한 기교나 재주가 느껴지는 쪽은 아니었습니다. 홍대에 몇 유명한 덮밥집이 더 잘 한다고 느낄 정도.

 덧붙여, 와사비가 상당히 실망입니다. 케첩 담는 통에 담아서 나오는데 용기나 모양새는 신경 안 쓰지만, 물을 탔는지 아주 묽고 텁텁한 맛이 납니다. 면류를 파는 가게에서 와사비라는건 몇 없는 고명의 하나인데 생와사비를 기대하면 너무 큰 욕심이었을까요. 분명 소바나 우동은 와사비가 주가 되는 음식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막굴려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봅니다.




점내는 일반 식당같은 느낌. 
사실 음식이 맛있으면 다른건 아무래도 좋으므로 패스.
  
 

 가게의 이름을 나누어 받는다는 것(노렌와케)은 일본의 상가(商家)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입니다. 단순히 이름 빌려주고 분점 내는것과는 달리, 본점에서 오랫동안 수련을 쌓고 공헌한 후에야 비로소 그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았다고 인정받고, 개점을 허할수 있는 것이죠. 칸토(関東)는 소바 칸사이(関西)는 우동이라는 말도 있는데다가, 그 중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카가와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우동가게치고는... 우동 자체는 비교적 만족스러웠지만 기대치를 밑돌고, 정식 메뉴는 추천하고 싶지 않네요. 물건너 본점과 여기가 똑같은 상황은 아니라고 믿고 싶슴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226-7
분당선 오리역, 마을버스 1, 2, 19번
T. 031-713-5242
화요일 휴무, 1100-1500, 1700-2100

어설프게 대중교통 타고 가면 초행길은 힘듭니다.
웬만하면 자가용, 아니면 택시잡아 네비 찍어서 가세요.






살짝 아쉬우니.
개인적으로 동경에 뭐 먹으러 가시는 분들께 몰래 추천하는 우동/소바 전문가게.
타이쇼11년부터 해온 노포 지장소바・타카하시야(地蔵そば・高橋屋).
JR山手線 巣鴨駅 巣鴨地蔵通商店街. 텐자루소바(並1,350円、上1,700円)추천.

라지만 갈수 없을 뿐이고 나는 허탈한 마음에 이 가게를 찾았을 뿐이고 결과는 십라... 

by 아스나기 | 2009/11/02 14:53 | Review(?) | 트랙백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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