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Storia di Caffe #10 : Milk & Cappuccino (1) La Storia di Caffe



우유라고 써놓고 우유 아닌걸로 살짜쿵 낚시를 시도해본 주인장이 다시 왔습니다.

이번 회는 전회의 낚시에 대한 반성으로 광속으로 작성해봤습니다. 카푸치노에 관한 이야기를 두 편에 나눠서 해볼까 합니다.


 

Tazze con Cappuccino, Art Print, Federico Landi



 주인장도 이렇게 글을 쓸 정도로 커피 애호가 축에는 드는 사람이다 보니 나름대로 커피에 돈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단순히 원두나 새로운 도구를 구입할 뿐만 아니라 커피점도 자주 다니는 편이지요. 굳이 이분법의 잣대를 대 보면 커피점은 (A)드립을 기본으로 하는 다양한 스트레이트/블렌드 원두를 구비하고 있는 곳과, (B)에스프레소 바리에이션 메뉴를 기본으로 하는 곳의 두 가지로 커피점은 양분된다고 할 수 있는데, 후자의 경우 처음 방문하게 되면 맨 처음 시키는 메뉴가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입니다. 순두부 집은 순두부를 제일 잘 해야하고, 만두집에서는 만두를 제일 잘 해야하는것처럼 에스프레소 커피점을 표방한다면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에 가장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인장은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에스프레소 및 그 바리에이션 메뉴에 있어서는,  에스프레소 샷의 적절한 추출과, 우유를 데우는 것이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거의 전부라고 할만큼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능숙하게(technical) 만드는 것과 맛있게(tasty)만드는것은 사실 조금 다른 부분이긴 합니다만 보통 정비례관계가 있으니까요.  특히, 스팀밀크를 만드는 과정은 단순히 우유의 온도를 올리는것과는 조금 달라 상당한 기술과 경험이 필요한 부분이고, 그 완성도를 가장 잘 반영하는게 카푸치노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보통 맛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1]



 일단 카푸치노의 특징 하면 풍부한 우유거품입니다. 그런데 이 거품도 사실 조금 세분화해서 이야기하면 몇 가지 단계가 있습니다. 또 원치 않는 과학이야기를 해야겠네요. 

 차가운 우유에 뜨거운 증기를 넣으면 단순히 우유가 데워지는것뿐만이 아니라 많은 양의 공기가 우유와 혼합되어 부피가 2배 가까이 증가합니다. 이렇게 부피가 증가한 우유는 사실 공기(거품)와 액체(원래 넣었던 우유)가 적당히 섞여 있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목적에 따라 적당히 변용해서 씁니다. 여기서는 제 맘대로 분류해봤는데 공식적으로 명칭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① Foam(거품)
 ② Hot Milk (더운 우유)
 ③ Mixed Steamed Milk (혼합된 스팀밀크)

 당연한 말이지만, 거품과 우유가 적당히 섞여있더라도 가만히 내버려 두면 거품은 위로 뜨고, 더운 우유는 아래로 가라앉습니다. 이 때 위에 올려진 거품을 스푼으로 걷어 올린 것이 매우 가볍고 탄력이 별로 없는 ①이 됩니다. 반면 숟가락으로 용기 주둥이를 막고 기울여서 안의 액체를 따라내면 ②가 되겠지요. 이건 말 그대로 그냥 좀 뜨거운 우유입니다. 마지막으로, ①과②가 분리되기 전에 우유 데운 그릇을 흔들거나 스푼으로 저어 주면 거품과 우유가 매우 균일하게 섞인 ③이 됩니다. ③은 우유랑 거품이 혼합된 상태이므로 적절한 무게감과 탄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상적인 스팀밀크(③)는, 거품의 입자가 미세하고 균일하며 입에 닿을떄 부드러움이 느껴지며 우유의 풍미를 잘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③을 맛있게 만들기가 쉬운건 아니지요. 쉬-익 하는 소리를 내는 스팀 배출구는 사실 맨손으로 만지면 화상을 입을정도로 뜨겁고, 고로 카푸치노 한 잔을 만들기 위한 우유 (대략 120ml~150ml정도)는 10초 내외로 원하는 온도에 도달합니다. 너무 오래 데우면 우유의 단백질이 변성하여 스팀밀크 특유의 맛과 질감을 낼 수 없게 되지요. 시간과 기계의 스팀 출력에 따라서 1-2초 정도의 차이가 전체적인 맛을 바꿉니다. 전자레인지 등에서 데워서 막이 생긴 우유가 그 맛이 별로인거랑 같은 이치입니다. 약간의 실수가 전체적인 풍미나 질감을 날려버리는 수가 있지요.

 그러면 이렇게 섬세하신(?) 우유님을 이용해서 카푸치노를 만든다고 할 때 뭐를 써야할까요? 이에 대한 답변을 조금 미루어두고 잠시 브랜드 커피점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Coffee Triptych, Art Print, Debra Lake
그 복잡미묘하다는 커피 메뉴의 분류 이야기를 해야 할듯.


 스타벅스나 파스쿠치와 같은 브랜드 커피점을 자주 다니시는 분들에게는 아마 카푸치노나 우유거품과 관련해서 몇 가지 특징을 눈치채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스타벅스와 파스쿠찌를 예로 든 것은, 국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브랜드 커피점 중에서 가장 확연한 특징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주 간단히 이야기하면 이 두 가게에서 주문한 카푸치노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일단 그 특징 중에서 우유거품의 질감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자면...

 바 안쪽을 유심히 보시는 분이라면 대충 알고 계시겠지만 카푸치노를 시키면 스타벅스를 포함한 대부분 가게에서 ①+②를 씁니다. 반면 파스쿠찌는 ③을 쓰지요.(만드는 사람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굳이 나누자면, 이란 이야기임다) 전자의 경우는 마셨을 경우 위에 얹은 우유거품(①)은 명백히 아래의 우유보다 가벼우므로 기름과 물을 섞어놓은것처럼 커피 위에 거품이 층을 이루어 뜨는 느낌이 있는 반면, 후자의 경우 거품과 액체의 경계가 없게 됩니다. 물론, 가만히 내버려두면 어느쪽이든 간에 거품층과 액체층이 분리되기 시작하지만...[2]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요? 이분법적인 논리를 적용해서 시애틀계 커피점과 이탈리아계 커피점의 차이가 여기서도 드러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카푸치노의 발원지 이탈리아에서 카푸치노라 함은 스팀밀크(③)를 사용한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이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다소 레시피가 바뀌어 경계가 애매하게 되어 버렸습니다. 여기에 같은 우유를 사용한 레시피인 카페라떼도 있다 보니 애매해지고 있지요. 사실 이건 만드는 사람 마음, 가게 마음이므로 명확한 분류 기준은 없습니다만 주인장이 억지로 붙여 보면...




클릭하면 커집니다




 일반적으로 첫 번째가 이탈리아 버젼으로 오리지날이라고 보시면, 두번째가 흔히 시애틀 커피점에서 이야기하는 카푸치노와 카페라떼의 경계가 됩니다. 거품과 우유를 충분히 섞지 않은 상태로 커피 위에 부어버리면 거품과 우유가 따로 놀게 되는데, 보통 이 경우 스푼을 이용해 적당히 거품을 섞어서 즐기거나 떠먹기도 하지요. 우유 거품의 부드러우면서 혀에 감기는 질감을 맛볼 수 없게 되므로 Dry한 카푸치노라 부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스팀밀크를 사용하면 푹신푹신한 감촉을 혀와 입술로 접할 수 있으므로 Wet이라고 붙이는 것이지요. 반면 뉴질랜드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아예 거품을 사용하지 않은, 말 그대로 그저(flat) 우유만 데워서 샷 위에 얹은것을 Flat White라 부르기도 합니다. 일단 되는 대로 4개정도 만들어봤는데 당연히 이것 외의 방법으로 내 놓는 커피점도 많겠지요. 아마 파스쿠찌라면 첫번째나 세번째 정도, 스타벅스라면 두번째 정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아, 다만 스타벅스는 Wet한건 내놓지 않는 듯...[3]

 사실, 이렇게 표까지 들어서 설명해야 할만큼 이 분류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카푸치노에 각별한 애정을 가진 주인장같은 사람이나, 단순히 맛 외에 질감까지 신경쓰는 사람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긴 하지만... 이런 분류를 백날 세워봤자 대한민국 커피점의 메뉴를 포괄할 수 있는것도 아니고, Wet/Dry의 명칭은 사용하지 않는 쪽이 더 많고 말이지요.

 
 하나 중요한점은 스팀밀크(③)을 안 내놓는게 아니라 못 내놓은 가게가 있다는 겁니다. 수천만원짜리 기계를 가지고 말이죠. 극단적으로 말해, ③을 제대로 못하면 바리스타고 나발이고도 없습니다. 애초부터 국내 바리스타 자격증이 그렇게 설렁설렁 넘어가는 시험이 아님을 감안할때 바리스타 자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기본중의 기본이라는 스팀밀크를 제대로 못 만들리 없고 말이죠. 요즘 아무데서나 바리스타라는 말이 쓰이는데 현재는 엄격한 공신력 있는 시험에 의해 부여되는 이름이므로,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은 그냥 커피 만들어 주는 점원이지 바리스타라 자칭하면 살짜쿵 사기가 되겠지요? 

 에스프레소 커피 전문점이라고 간판을 내걸어놓고 우유 하나 제대로 못 데우는 가게가 에스프레소는 얼마나 잘 하겠으며, 기계에 스팀 걸어놓고 여유로이 문자 한통을 보내는 점원이 만드는 카푸치노가 얼마나 대단한 맛이 있겠으며, 커피를 판다는 가게의 점주가 커피는 제껴놓고 실내장식과 와플 굽는 기계에 올인하고 있는 가게에 가서 지갑을 열어줄 마음이 생길까요. 굳이 관심법이 없더라도 하나만 봤는데 열이 보일 때가 있는 법이지요.

 물론 점포를 내서 장사를 하는것은 애호가의 시각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굳이 완벽함을 추구할 필요도 없고 들어가는 비용과 수입을 비교해서 적당한 점에서 타협을 하는 것이 이익을 내는 포인트겠지요. 그러나, 에스프레소 편에서도 언급한 것이지만, 적당히 흉내만 내서는 삼류를 면할 수 없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기본 중의 기본인 카푸치노 한 잔 먹음직스럽게 내 놓지 못하는 어설픈 가게가 매번 새로운 메뉴를 개발했다고 춤을 추고 소리를 질러도, 그것 자체가 이미 객의 주의를 끌기는 커녕 하나의 공해나 다름없게 느껴지기도 하니까요. 에스프레소 음료들이 더이상 외국의 생소한 음료가 아니라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요즘, 왜 많은 사람들이 커피점 대신 인터넷 쇼핑몰로 발걸음을 돌리는지에 대해서도 한번쯤 생각해 볼 일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도 카푸치노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1]
 
 대체 뭐가 그리 다르냐? 라고 하시면, 제대로 못 만든 스팀밀크는 일단 비주얼에서 발립니다. 맛은 말할것도 없구요.
우유를 데우기만 하는거라면 전자렌지가 제일 편하지 뭐하러 복잡하게 기계에 달라붙어 있겠음?
스팀밀크를 만드는 구체적인 과정은 이쪽 그림을 참조(망한케이스흠좀괜찮은케이스)

이미지 출처 : CoffeeGeek : Milk Frothing Guide - Frothing for Newbies and Intermediates


[2]

 단순히 거품을 넣어서 내버려두면 분리되고, 섞으면 스팀밀크가 되는것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스팀노즐(증기 배출구)를 깊이 집어넣으면 공기는 별로 섞이지 않는 대신에 우유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우유 표면에 살짝 걸치면 공기를 섞으면서 부피가 늘어나게 되는데, 어느 정도까지 우유의 온도를 올리고 얼만큼 공기를 섞을지의 판단은 전적으로 기계를 조작하는 사람의 몫입니다. 공기를 과도하게 섞거나 스팀노즐의 위치가 어정쩡할경우 기포가 너무 크게 생기고 아무리 액체와 거품을 섞어도 균일하고 부드러운 질감을 낼 수 없게 됩니다.  대형 피쳐에 우유를 1리터씩 붓고 데우는 몇몇 커피점은 이런 의미에서 사실상 카푸치노고 나발이고 없다고 보는 편이 맞겠지요. 아주 잘 만든 카푸치노는 표면이 광택을 발하는것처럼(Glossy) 느껴지며, 기포의 크기가 매우 균일하고 작아 보이지 않습니다. 이를 흔히 벨벳 밀크(Velbet Milk), 실크 같은 질감의(Silky), 등의 수식어를 붙여서 표현하기도 하며 이런 거품이 아니라면 요즘 유행하는 라떼아트는 불가능합니다.

[3]
 사실 이런 분류라는것이 의미가 없는 이유 중 하나는, Foam과 Hot Milk를 기본으로 하고 Foam의 양으로 카푸치노와 카페라떼를 나누는 가게도 있는데다가, 뭐가 다른지 확실히 인지하지 못하는 곳도 있는 정도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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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미뉴엘 2009/09/26 20:31 # 답글

    호오, 과연 비주얼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군요. 흠좀괜찮은케이스가 저정도면 정말 잘만들어진 케이스는 거품이 거의 안보이겠군요?
  • 아스나기 2009/10/01 23:06 #

    아주 잘 만든건 거품이 아니라 거의 한덩어리처럼 보이죠. 거품의 밀도가 아주 높아서 위에다가 설탕 한 스푼을 올려놔도 밑으로 잘 꺼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카푸치노라는것이 이런 우유에 에스프레소 샷을 더하기만 했을뿐인 심플한것이지만 그 안에는 가게 수준을 가늠할만한 많은 정보가 있지요 ;)
  • 이네스 2009/09/26 23:34 # 답글

    진짜로 비주얼차이가 심하군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 아스나기 2009/10/01 23:07 #

    아이쿠 찾아주셔서 매번 감사합니다.

    사실 잘 만든 거품을 찾기가 정말 어렵죠. 정말요. 너무나도 어렵죠.

    돈은 있는데 마실 커피가 없다니 이게 무슨 재앙이야...
  • 펠로우 2009/09/28 10:38 # 답글

    국내에 저온살균우유도 좀 다뤘으면 좋겠는데, 커피파는 데선 아무래도 다루지않죠..우리나란 커피 비싸게 파는데나,싸게 파는데나 다 비슷한 우유로 만드니 차별성이 적어지는 듯 해요. 좋은 글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 아스나기 2009/10/01 23:09 #

    이전에 고지방우유로 만들면 어떨지에 대해서 친구랑 이야기를 해본적이 있는데, 확실히 방향을 바꿔서 저온살균우유로 만드는것도 생각해 볼 일이군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거라면 대표적으로 ㅍ우유일텐데... 한번 시도해봐야겠네요.
  • 미야 2009/09/29 13:03 # 답글

    정말 비주얼 차이가 극명하군요 ㅇ<-< 헐퀴...저정도일줄이야
  • 아스나기 2009/10/01 23:07 #

    C커피점에 제가 왜 목매는지 아시겠음? ㅠㅠㅠㅠㅠㅠ
  • 영국 2009/12/30 14:49 # 삭제 답글

    제대로된 카푸치노를 마실수 있는데좀 추천해주세요 ㅜㅜ
    카푸치노를 즐겨마시는데 거품이 제대로 된곳은 많지 않더라구요
    마시기시작해서 몇분후에 거품이 싹 사라지는 그런 카푸치노도 있더라구요 ㅠㅠ
    miwansung_00@naver.com 부탁드려요 ㅎ
  • 한들 2012/12/31 13:03 # 삭제 답글

    요새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습니다.
    커피맛도 모르는 초보지만 좋은 글 보고 갑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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