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Storia di Caffe #11 : Milk & Cappuccino (2) La Storia di Caffe


 이전회 링크: La Storia di Caffe #10 : Milk & Cappuccino (1) 

 

 최근 시궁창물에 시달리느라 본업을 잠시 까먹은 주인장이 다시 왔습니다. 이전 회에 이어서 카푸치노에 관해서 계속 써보도록 하지요. 






 
Via Dante, Marco Fabiano
넵. 그 유명한 카푸치노.



... 라고 썰을 풀어볼까 했는데 오랜만에 좀 진지한 글을 쓰려니 손발이 오그라들거 같은 고로 잠시 여기서 주인장의 유학생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2007년 화창한 어느 초여름, 수업이 끝나고 바이트 가기 전에 배를 좀 채우러 학교 식당에 갔더니 난데없이 '한국음식 페어'를 하고있었슈.


  애초부터 붉은색=한국음식의 말도안되는 편견 작렬 포스터




그래서 한국 페어랍시고 이런 음식을 팔고 있었다고 칩시다.

 별 거지개범벅같은걸 무슨 400엔씩 받아 쳐먹고 있...



 메뉴판을 보고 넋이 나간 주인장의 옆에서 당시 과 친구였던 모리모토가 한마디 거듭니다. 

 
「김치는 스태미나 식품(이미 여기서 의미불명)이라며?  
    다이어트에도 좋대서 나는 매일 밤 자기 전에 먹고 있어」



 이런 사정없이 멍청한 놈들에게 한국음식의 대단함을 깨닫을때까지 어금니로 알루미늄 호일을 100번 정도 씹는 벌을 내려주고싶을정도로 분노했던 과거의 아련한 추억이 있슈.[1] ...좀 유명한 음식은 세계를 돌면서 어레인지되는것이 당연한 요즘이지만... 말 그대로 세계를 돌면서 이리저리 쪼이기 때문에 어느순간 정신차려보면 원형이 사라져 버리고 말죠. 예컨대 오리지날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총알도 막을 것 같은 두꺼운 빵 위에다가 외계인의 광선총 공격까지 막을 기세로 치즈범벅을 해두고 고구마테두리까지 두른다던가. 뭐 그런거죠.




Cappuccio & Roma, T.C. Chiu


 그런데 커피, 특히 고유명사로서 전세계적으로 너무나 유명해진 카푸치노 역시 같은 과정을 겪고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죠. 스타벅스에서 스팀밀크인지 퐁퐁거품인지 모를 거지같은걸 얹어 놓고, 아래에는 물탄거처럼 밍밍한 커피우유를 담은뒤에 카푸치노라고 내 놓는걸 봤을때의 원조 이탈리아 사람들의 심정이란...어금니 호일 100번이 남의 일이 아님다. 뭐 요즘에는 아이스 카푸치노라던가 인스턴트 카푸치노라던가 해서 일단 거품 비슷하게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그게 의외로(!) 팔리고 있고 말이죠. 

 이러한 와중에, 몇 년 전 무려 국립 이탈리아 에스프레소 연구소(Istituto Nazionale Espresso Italiano)에서 카푸치노를 '정의'해 버립니다.[2]  원조 어쩌구 주물럭 할머니가 직접 주말 아홉시뉴스 광고타임대에 나와서 짝퉁으로 재롱떠는 애들은 짜지라고 말한거랑 다름이 없는 셈이죠. 사실 주인장은 이러한 기관이 있다는 사실 자체에서 쇼크. 국립으로 기관까지 세울 정도로 프라이드가 있다는 소리 아녀... 문화 그 자체에는 우열이 없지만, 문화를 전승・발전시키려는 노력과 태도에는 우열이 있는 법입니다.

 아무튼 이들이 제시한 카푸치노의 '표준'을 잠시 살펴보면...
 
   ① 150-160ml 용량의 도자기 컵
   ② 25ml 에스프레소 샷
   ③ 55℃정도로 데운 스팀밀크 125ml
   ④ 설탕

 단순해 보이지만 상당히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내용입니다. 일단 ①에서 환경에 좋다고 자랑하는 머그컵, Take-out용 종이컵은 컷트. Grande인지 Venti인지 하는 코끼리용 슈퍼사이즈도 아웃. 요즘 길바닥 아무데나 널려 있는 스타벅스나 할리스같은 커피점들은 이걸로 싹 쓸리게 되죠. 사실 이탈리아 사람들로서는 전통을 위협하는 가장 큰 주적(主敵)이 바로 미국식의 커피체인과 그 짝퉁들이고 하니... 당연히, 바리스타 자격시험에 쓰이는 카푸치노잔은 ①의 조건을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또다른 특징으로는 우유의 온도와 양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점. 대부분의 커피점은 컵에 맞추어서 커피를 만들죠. 에스프레소 샷을 넣어두고 나머지를 우유나 물로 꽉 채운다던가, 사이즈가 커지는데 샷은 추가되지 않고 우유만 더 부어준다던가. 당연히 밍밍하고 맛없는 커피가 나옵니다. 우유의 온도 역시, 우유팩 한개 정도의 양을 업소용 머신으로 50도 근처까지 올리는데에는 20초도 걸리지 않으므로 정신줄 놓고 있으면 순식간에 펄펄 끓다시피 해서 유단백이 변성되고 불쾌한 맛이 나게 되지요. 최종적으로 컵에 담기고 몇 초 안에 마실 수 있을만큼의 양과 온도를 의식하고 있다는 뜻.

 마지막에 설탕이 추가되어있는데... 달아빠진 케이크나 와플같은걸 당연히 전제로 하지 않으니까 가능한것이겠죠. 약간의 설탕은 우유 특유의 단맛을 더욱 더 잘 끌어낼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맛 이야기로 들어가면 말이 길어질거같은데 그냥 시간나시면 넣고 드셔보세요(...)  




Tazze con Cappuccino, Federico Landi



 사실 이러한 조건 외에도, 순수한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신봉자(...)들은 좀 더 엄격한 조건을 요구합니다. 예컨대――――

 ○ 전부 마시고 난 뒤에도 우유거품이 컵 벽면과 바닥에 남아 있을 것.
 ○ 하얀 우유거품과 갈색 커피가 컵 표면에서 경계를 이루고, 
      저었을때 거품 위에 스티어를 따라 갈색으로 선이 남도록 할 것.
 ○ 우유거품이 콧수염처럼 입 주변에 살짝 묻을 정도...등등.

 써놓고 보니 카푸치노 가지고 시라도 한편 읊을 기세인데, 사실 커피 좀 만들어 본 사람이라면 위의 조건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전회에서도 언급한, 바로 그 스팀밀크를 제대로 만들게 되면 자동적으로 위의 조건들을 충족하게 됩니다. 이게 설거지용 세제 거품인지 우유거품인지 구별도 안가는 졸렬한 물건으로는 절대 저렇게 되지 않지요. 기본적으로 우유거품에 적절한 탄력과 점성이 없다면 컵벽에 붙어있을리 없고(하지만 바닥에는 산더미처럼 쌓입니다), 컵에 담아놓으면 거품이 너무 가벼워서 액체는 아래로 가라앉는데다가 저어봤자 차이도 안 납니다. 
 
 결국, 무려 '원조'가 제시하는 방법이라는 것이 남들이 절대 따라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고 정교하며 신의 가호(...)가 있어야 하는것이 아니라, 그저 기본에 충실하면 가능하다는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됩니다. 수백만원에 달하는 업소용 기계가 아니라 꼴랑 십만원 정도 하는 보급형 에스프레소 머신으로도 신경만 쓰면 가능한 그놈의 기본을, 돈내고 먹는 수많은 커피점에서 기대할수 없다니 이것도 아이러니긴 하네요. 더이상 남의 장사판 까다간 가루가 될거같으니 이쯤 해야지(...)

 
Caffe Cappuccino, Anthony Morrow

사실 이렇게 유명한 카푸치노이지만, 정작 이탈리아에서 '커피'라 하면 에스프레소를 가리킵니다. 카푸치노는 아침에만 먹는 아주 제한적인 음료라는것이 일반적인 인식. 심지어 점심먹고 카페에 앉아서 카푸치노를 마시면 관광객이라는 말도 있겠슈. 카푸치노의 예외처럼 취급되는것이 무려 그 유명한 카페라떼로, 그 이름 그대로 커피(Caffe)에 우유(Latte)를 더한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거품의 양이 아주 적거나 없는 수준으로, 카푸치노가 거품의 감촉을 잘 느낄 수 있도록 둥글넓적한 잔에 나오는 데에 비해서 카페라뗴는 목이 긴 잔에 나오는게 보통입니다. 


 원래 카푸치노의 유래로서 카푸친 수도회(Capuchin Monks)의 로브 색깔이라던가 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별 재미도 없고 리퍼런스 찾자니 손발이 오그라들 지경이므로 대충 생략하고 다음 포스팅에서 모카(Mocha)의 유래를 찾아 떠나는 신나는 여행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는 훼이크고 아직 뭐할지 안정했어유.
 


[1] 
대부분의 케이스가 그러하듯, 본토를 떠나면 음식은 사정없이 망가집니다.  
예컨대 찌개(チゲ), 국밥(クッパ), 나물(ナムル)같은 음식은 정확히 말하면 요리법 혹은 요리의 재료임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요리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지요. 찌개 정식(チゲ定食)이라던가 나물 모듬(ナムル盛り合わせ)이라던가... 대체 정체가 뭔지 알수없는 것들이 공공연하게 돌아다니는 슬픈 광경이 가끔 보입니다. 게다가 비싸. 

[2]  
 관련기사 링크 : Italy puts froth back into cappuccino, Guardian, 2007

핑백

  • 珈琲と乳飴 : 커피점 - (분당) G 2009-10-31 04:51:33 #

    ... (두번까지 리필해봤는데 그 뒤는 잘 모르겠네요) Cappuccino / 6.0 카푸치노. 스팀밀크는 비교적 잘 되어있는 편입니다. 몇몇 포스팅(예컨대 이거나 이거)에서 표현이나 어휘를 너무 쏟아내버려서 안 겹치는 표현을 쓰자니 없는게 한(...)이긴 한데. 어쨌든 아주 우수해요. 거품이 가볍고 성기지 않으며&nb ... more

덧글

  • 미야 2009/10/19 16:35 # 답글

    예전에 썼던 그 카푸치노 글이 더 맛깔스러워졌군요(...)
  • 아스나기 2009/10/22 21:22 #

    그때는 쭉 써내려갔지만 이건 부분부분 손을 본거라...

    글쓰기의 po잉여wer가 좀 부족함 ㅠ
  • 이네스 2009/10/19 20:12 # 답글

    서글픈건 주위에 기본이되는가게가 없어요.

    죄다 바닥에 퐁퐁산더미. ㅠㅠ
  • 아스나기 2009/10/22 21:23 #

    ...하긴 대부분의 카페리뷰는 인테리어와 디저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그것도 그렇네요.
  • 펠로우 2009/10/19 20:23 # 답글

    좋은 글이네요. 스팀밀크 약125밀리.. 미국,한국만 오면 스팀밀크가 무려 300,400밀리도 넘어가는;; 하도 웃긴 게, 세가프레도 영등포타임스퀘어점 오픈때 가보니, 카푸치노는 총중량 600밀리까지 할 수 있다더군요;; 갈색우유탕인지 뭔지ㅠ.ㅠ
  • 아스나기 2009/10/22 21:24 #

    모 커피점은 샷은 추가 안하고 사이즈 업 하면 우유만 더 넣어준다는 괴담이 있던데.

    ...제발 그냥 괴담에서 그쳐줘 ㅠㅠㅠ
  • 아일우드 2009/10/19 21:45 # 답글

    스팀우유가 잘 되면 정말 기쁘죠...그 아름다운 색깔의 우유...
  • 아스나기 2009/10/22 21:24 #

    사실 저도 아침에 스팀밀크 집중하느라 잠이 다 깨더군요.

    왠지 근사하게 된 날은 하루가 가볍다던가.
  • 미뉴엘 2009/10/20 00:05 # 답글

    커피점에서 사먹는거보다 보급형 에스프레소 하나 들여놔서 먹는게 더 좋을듯한 느낌.
  • 아스나기 2009/10/22 21:28 #

    사실 가정용 저가 세미오토 머신에 주변기기 합쳐서 대충 20만원 밑으로 사니까요.

    카푸치노 한 잔이면 우유 대충 600원, 원두 10g정로 비싸봐야 700원 정도에 각종 부대비용 합쳐봤자 1,500원 언저리지요. 밖에서 대충 한잔에 3천원임을 감안해볼때 하루에 한잔씩 먹는다고만 쳐도 4~5개월이면 원금회수하고 남는다는거(...)
  • 날림 2009/10/20 01:01 # 답글

    귤이 바다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더니...저 한국 음식 페어는 마치 인도하면 카레 라는 공식과 같군요...OTL
  • 아스나기 2009/10/22 21:29 #

    뭐 어딜 가든 그런거 아니겠음메.

    고로 본격 인디안 퀴진을 위하여 손으로 먹도록 하는 것은 어떻습니까
  • pmouse 2009/10/25 16:57 # 답글

    재밌는 얘기들이 많아요! 링크 신고하고 갑니다.. :)

    어제부터 저 밀도있는 우유거품이 막 땡겨서 바둥바둥하다
    아무데나(?)보이는 커피숍에서 카푸치노를 시키고 먹으면서 울었다죠..
    쫀쫀한 거품은 어디에!!! orz
  • 아스나기 2009/10/25 21:14 #

    방문 감사함다.

    카푸치노가 괜히 복불복이 아니지요. 하도 지뢰가 많다 보니 결국 가는데만 가게 되더라구요.
  • whdkjskjd 2009/11/03 11:09 # 삭제 답글

    asdasd
  • whdkjskjd 2009/11/03 11:09 # 삭제 답글

    aktdlTrptspdy
  • 아스나기 2009/11/03 18:31 #

    이 블로그는 외국인은 받지 않습니다.

    물론 훼이크.
  • amuro 2009/11/13 23:15 # 삭제 답글

    근데 십만원 정도의 보급형 에쏘 머신으론.... 벨벳같은 우유 거품이 안 돼요. 이 저주받은 손모가지..... ㅠㅠ
    알바하던 시절 가게 머신 갖고는 잘 했는데 ㅠㅠ
  • rla 2009/11/19 00:46 # 삭제 답글

    dj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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