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Storia di Caffe #13 : Arabica and Robusta La Storia di Caffe



 안녕하슈. 방치되었던 코너에 난데없이 글을 투척한 주인장입니다. 굉장히 오랜만에 이 카테고리에 글을 쓰는군요. 오늘은 최근 조금 유명해진 커피 용어인 아라비카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지요.



 요즘 커피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키워드 하면 단연 '아라비카'입니다. 요즘은 사어(死語)가 되어버렸지만, 과거에 '웰빙'이라는 말이 아무데나 붙어서 웰빙 변기세정제, 웰빙 쥐약, 웰빙 쓰레기봉투 등등, 마치 영어권의 관사 a/the처럼 아무데나 붙어다니던 시절이 있었는데 딱 그것처럼 아라비카, 특히 100퍼센트 아라비카라는게 아무데나 쓰이고 있지요. 100%는 과일주스에만 붙는줄 알았더니 별게 다...




Le Cafe Martin, Art Print, Charles Loupot
이런 꺼먼물 한잔을 만드는데 생각보다 많은 노력이 들어가지 말입니다.


 새삼스러운 이야기이지만 커피도 작물이고, 흔히 우리가 사과라고 통칭하는 과일에 사실은 홍옥, 부사, 아오리 등 여러 품종이 있듯이 커피도 이러한 품종이 존재하지요. 아라비카는 이러한 커피의 품종 중 하나로, 커피라는 작물은 크게 아라비카(Arabica) / 로부스타 (Robusta) / 리베리카 (Liberica)의 세 종류로 나뉩니다. (그 외에도 몇가지가 더 있지만 식물 블로그가 아니까 제끼고) 하지만 리베리카 종은 현재 지구에 놀러온 외계인 수준으로 거의 멸종 직전이므로, 실질적으로 세계의 커피 품종은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로 양분되어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는 같은 커피이지만 현격하게 차이가 납니다. 리베리카를 외계인이라고 치고, 같은 지구인이라고 해도 크리링이랑 '마인부우에게 살해당하는 마을주민 #145'정도의 갭이 있어요. 당연히 "…주민 #145" 같은 커피를 쓴다고 사방팔방에 광고하고 다니는 멍청이는 없으므로, 기호품으로서의 커피라는 관점에서 볼때 아라비카는 로부스타보다 우수하다는것이 일반적인 인식입니다.



 일단 이 둘은 태생부터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로부스타를 재배한다고 치면, 좀 극단적으로 말해서, 그냥 대충 땅에다가 휙휙 뿌리면 대충 몇년뒤에 신나게 자랍니다. 그에 비해 아라비카은 모판에서 재배한뒤에 옮겨심어야 합니다. 애기일때 채워주는 응아기저귀부터 이미 갭이 벌어져 있습니다.

Coffee Beans with Dew Drops, photo by Roy Toft


 애를 키워서 (커피 수입업자에게) 시집을 보내야 할터인데, 진짜 돈때문만 아니면 아이고 이걸 그냥... 하는 말이 절로 나와요. 아라비카는 기본적으로 해발 800m이상의 고지대에서만 재배되는데, 그 고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밀도가 높고 단단히 여물어 우수한 커피를 생산할 수 있게 됩니다. 흔히 그 품질과 가격을 높이 치는 커피들은 실제로 1,500m이상의 높은곳에서 재배하게 되지요. 그러면서도 하루종일 햇볕이 들거나 바람이 세게 불면 한해 농사를 망치게 되므로, 하루에 짧은 시간의 강한 일조를 제외하면 항상 그늘을 드리워줘야 합니다. 이 때문에 햇볕을 가려 줄 구름이 적당히 있어야 하며, 구름이 없는 곳에서는 키 큰 나무의 잎을 이용해서 아라비카이 덥지 않도록 각별한 배려를 해줘야 하지요. 일광욕이랑 일광욕 후 피부케어까지 해줘야 하다니 뭐 이런게 있어. 병충해에도 취약하므로 매년 건강검진도 해야 하네.

 반면에 로부스타의 성장과정은... 음 아예 쓸게 없네요. 높은 고도에서는 자라지 못하므로 해발 600m이하에서만 재배되며, 그냥 방치해두면 알아서 잘 자랍니다. 웬만한 기후나 토양은 신경도 쓰지 않으며, 병충해에도 강합니다. 단위면적당 수확량도 많으며, 수확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노력과 비용은 매우 적습니다. 



Hands Holding Coffee Cherries, Photographic Print, Inga Spence

 그래서 이 두 아가씨가 이제 얼추 자랐으니 시집을 보내야 할텐데 이게 또 복잡해집니다. 일단 나무에서 커피 열매(체리)를 따와야 하는데, 당연히 아라비카님은 섬세하므로 한알 한알 손으로 땁니다. 반면 로부스타는 가지를 훑든 기계를 쓰든 알아서 대충 하면 되겠습니다. 참 쉽죠?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콩'모양의 커피는 씨앗이며, 그 겉을 두터운 과육이 감싸고 있는 형태이지요. 아무튼, 시집을 보내려면 꽃단장을 시켜줘야 하듯이, 팔아먹기 위해서는 이 커피 열매의 과육과 껍질을 제거하고 커피콩 표면에 들러붙어있는 진득한 과즙(...)을 깨끗이 씻어줘야 하는 작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로부스타의 경우는 그냥 마당이나 아스팔트 위에 적당히 수일간 방치해서 과육이 말라 비틀어지면(...) 공장으로 보내 남아 있는 과육을 제거하고 푸대자루에 실어 출하되게 됩니다. 



 반면, 여태까지 손발이 닳도록 키워온 아라비카님이 시집을 가신다는데 대충 연지곤지 찍어서 내보낼수는 없지요. 일반적으로 아라비카 원두는 커피열매가 수확된 시점에서 즉시 기계설비를 이용해서 과육이 분리되고 며칠간 건조 과정을 거치며, 이 사이에 여러 번의 품질검사를 통해 불순물이나 불량품을 걸러내게 됩니다. 이를 습식가공법이라 하는데 많은 노동력과 기계 설비, 그리고 깨끗한 물이 필요합니다. 대부분의 고급 아라비카 커피는 이러한 과정을 거쳐 비로소 우리가 알고 있는 '원두'(green bean)의 형태가 됩니다. 

 
Espresso Beans, Photo by Sara Deluca


 자연의 축복과 인간의 정성을 담아서 만들어진 이 아라비카는 또 한번 섬세한 로스팅 과정을 거쳐서 비로소 우리 앞에 고급 스트레이트 커피나 에스프레소 등으로 컵 안에 담겨 나오게 됩니다. 당연히 가격은 비쌀수밖에 없고, 농부들도 이를 생산하는데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몇몇 커피 재배 국가들은 그네들의 커피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와 투자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좋은 아라비카 원두는 자라온 환경과 땅을 모두 기억하고, 이것이 향기(Aroma), 바디(Body), 산미(Acidity)...등등, 산지별로 개성있는 맛을 발현하게 됩니다. 최근 유행하는 에스프레소나 핸드 드립 커피점에서 판매되는 커피는 거의 이 아라비카 커피입니다.

 반면, 대충 어설프게 자란 로부스타의 종착역은 대부분 인스턴트 커피입니다. 커피의 참맛보다는 프림이나 설탕, 그리고 유화제가 섞여서 당초의 맛은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그런 커피 말이지요. 저지대에서 재배된 로부스타는 아라비카보다 밀도가 낮아, 볶는것조차 수월하게 할 수 없습니다. 고온의 로스터 안에서 커피가 아예 타 버리기 때문이지요. 싼 가격에 캔커피나 커피믹스의 재료로서 사용되게 됩니다. 결말이 조금 슬퍼보이지만, 사실 능력에 맞는 자리에서 자기 소임을 다 하고 있는 셈이지요. 만약 전세계에 그 재배하기 까다롭다는 아라비카만이 존재했다면,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인스턴트든 뭐든) 이렇게 커피를 즐기는 것은 불가능했겠지요. 우리가 마시는 커피 한 잔의 가격도 더 높이 책정되었을 것이고요. 


  
 그래서, 이제 그 아라비카랑 로부스타가 이렇게 다른 길을 걷는 것은 알겠는데, 대체 이렇게 손이 많이 가고 그만큼 비싼 원두를 대체 왜 인스턴트 커피에 쓰냔 말이지요. 이건 마치 초호화 식재료라는 캐비어랑 트러플을 초등학교 점심급식으로 내어놓는 꼴이잖이지 말입니다. 정말 많은 인스턴트 커피 회사들이 아라비카의 깊은 맛(?)을 위해서 과감한 결단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사실, 아라비카라고 해서 모두 저렇게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귀족집의 영애가 아닙니다. 로부스타를 가볍게 누를 기세인 아라비카라 할지라도, 아라비카끼리는 또 그들만의 리그가 있습니다. 아라비카를 재배할 수 있는 최악의 조건이라도 어찌되었건 재배해서 결과만 나오면, 맛은 어떻던 간에 품종으로 구분하는 것이므로 아라비카가 맞지요. 마치,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인 자메이카 블루 마운틴에도 사실 까보면 몇 개의 등급이 있고, 일단 자메이카에서 자라기만 하면 블루마운틴이라고 훼이크를 치는 사람들도 수두룩합니다. 아라비카라는 명찰을 달아 놓는다고 커피맛이 좋아지는것은 아니지요.

 만약 우수한 등급의 아라비카 커피를 수입할 수 있다면, 그 맛과 향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쪽에 배분되어, 그에 걸맞는 가격을 받는것이 당연한 논리입니다. 캔커피에 아라비카 백 퍼센트를 붙인다 한들, 그건 그저 있는 척 하는 미스터 사탄의 지구최강-! 하는 허세 정도겠지요. '은나노'나 '웰빙',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 '원적외선'이나 '게르마늄(?)'처럼, 그저 별 의미 없는 수식어구의 하나로 아라비카라는 이름이 사용되고 있지 않나 싶네요.


 다음회에서는 아라비카 원두의 등급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쓰려니까 영 재미가 없네요. orz


덧글

  • 미야 2010/01/09 00:23 # 답글

    오랜만에 강학적 포스팅이 올라오니 집힐 듯 집힐 듯 안 집히는 숭어 밤을 집으려고 젓가락 휘적휘적하는 느낌임
  • 미뉴엘 2010/01/09 04:10 # 답글

    연달아서 쓰는 댓글.

    아 정말 방금 전에도 썼지만 주인장님의 필력은 정말 멋지군요. 너무 재밌어요!
  • 펠로우 2010/01/09 11:08 # 답글

    이것도 괜찮지만, 다음 얘기가 더 본격적이 될 것 같네요^^
  • 수녀님 2010/01/09 17:42 # 답글

    오래간만에 쓰셔도 완!전!재미있습니다!!!!!
  • 아일우드 2010/01/09 18:06 # 답글

    다음 편이 궁금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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