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폭이 넓고 가격대 성능비 좋은 커피점, 코페아 커피 [분당/수내] 먹고 생각한 것



 분당의 번화가 하면, 과거의 영광을 끌어안고있지만 왠지 휑한 수내역(구 초림역), 그리고 언제나 그리고 앞으로도 패왕의 왕자를 지킬 서현역, 마지막으로 뭔가 부티는 나는데 미묘한 정자역 정도가 있겠지요. 당연히 나도 이 동네 사람이다 보니 자주 들르거나/지나치거나 하는 곳이긴 한데, 그에 비해서 이 거리에 위치한 카페 포스팅이 故쿠파쿠파 1건을 포함한 총계 2건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내가 처한 시궁창 월드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하겠슈.

 ...아 생각해보니 가학성 포스팅이었던 에스프레소 대모험이 있네요. 하지만 제끼고. 사실 그 포스팅에 나왔던 가게 중 하나는 이미 망함.



 아무튼 이제는 추억이 된 그 에스프레소 대모험의 격전지 분당선 수내역 근처의 커피점 중에서 가격대 성능비 우월성을 보이는 (아니 가격 없어도 성능이 우월한) 가게를 하나 소개합니다. 그러고보니 쳐먹은건 많은데 포스팅을 안한지 하도 오래 돼서 이 카테고리에 글쓰는게 뜬금없이 부끄러움.





가게 이름이 무려 코페아 커피.


 뭔 커피의 학명 같은걸 들이댄 가게인데, 나중에 알아보니 수도권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지만 지방에서는 몇 개 점포가 있는 체인점이라고 하네요. 나는 서울...아니 경기도촌놈이라 몰랐슈. 내부 인테리어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노 코멘트하는것이 이 블로그의 취향(?)이다 보니 제낌. 사실 내가 심미안이 있는것도 아니고 하니 그냥 대충 사진으로 보슈.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대인 에스프레소 2,900원, 카푸치노 3,900원.(요즘 역병 창궐하듯 증식하는 카페좋아의 아메리카노가 4,000원임을 고려해보면...) 주목할만한 것은 두 가지 원두를 구비하고 있는 점인데, 마돈나와 마에스트로 두 가지의 블렌드로 선택가능. 대부분의 2종 이상의 블렌드된 원두를 준비하는 가게가 그러하듯이, 이쪽에서도 소위 말하는 Light Roast 와 Dark Roast의 대비적인 구성임.

테이블로 가져오다가 살짝 흔들려서 크레마 미안.


마돈나의 경우 아프리카 쪽의 원두를 살짝 배합한 듯 가벼운 향기와 산미가 나며, 로스팅 정도도 시티~풀시티 정도로 가벼운 편이네요. 산미(Acidity)와 부드러움(Mellowness)이 뚜렷하며 에스프레소 스트레이트로 마시기 좋고, 굳이 설탕을 넣지 않아도 충분히 마실 수 있을 정도. 에스프레소 스트레이트, 우유의 양이 적은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나 카푸치노 정도에 괜찮겠네요.

반면에 마에스트로의 경우 나는 볼드한 원두임! 이라고 마음껏 주장하고 있는데... 중후한 쓴맛(Bitterness)을 추축으로 하여 초콜렛 향(Chocolately)이 납니다. 사실 나는 이런 볼드한 원두를 별로 좋아하지 않다보니 잘 안 마시고 또 쓸만큼 밑천도 없지만... 아마 아이스 블렌디드 음료(스타벅스로 치면 프라푸치노)나 초콜렛, 캬라멜 등이 들어간 음료에 어울리겠지요. 뭐 교과서같은 설명이지만 해봤슈.

 스타벅스 프라푸치노에 대응하는 쿨리스트라는 게 있던데, 전통적으로 미친 가격을 자랑하는 아이스 블렌디드의 영역에서 4,000원의 저렴한 가격대...인데 사실 제가 먹어보질 않아서 여기에 대해서는 쓸말이 없네요.





에스프레소 더블 / 마돈나 블렌드 / 2.90



 에스프레소의 추출 상태는, 추출자에 따라 다소의 편차가 있지만 상당히 우수한 편입니다. 크레마 역시 과다추출의 흔적이 없으며 충분한 두께와 점도, 그리고 지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데미타세와 잔받침은 당연히 데워져 나오고요. 이정도 되는 추출 솜씨라면 기본이 되는 사항에 대해서 일일히 지적할 필요는 없겠지요.  (위 사진은 더블이다 보니 데미타세가 찰랑찰랑한게 싫어서, 부득이하게 콘파냐 잔에 받았음)




 카푸치노. 우유 거품이 다소 단단한 편이지만 전형적인 웨트 카푸치노 -  밀크포밍의 숙련도가 느껴지네요. 거품이 따로 놀거나 붕 뜨거나 하는 일은 없슈. 단 하나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이렇게 잘 만들어진 거품을 머그컵이라 충분히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뿐. 우유의 감미와 고소함을 잘 느낄 수 있고 비린내도 없구요. 밀크 스티밍 할때 대충 피쳐를 스팀노즐에 걸어놓고 멀티태스킹하는 몇몇 커피점들에 비해서, 매우 신경 썼다는 느낌. 

 기본에 충실한 것이 참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점임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커피에 3,800원은 전혀 아깝지 않지요. 참고로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뿐만 아니라 카푸치노 같은 바리에이션 음료에도 당연히 두 종류의 원두 중 하나를 택해서 마실 수 있슈. 

 



 
카푸치노, 3.80


 이곳에서 나와 같은 에스프레소 정키가 좋아할 만한 중요한 특징이 있는데, 놀랍게도 이 가게에서는 에스프레소 샷 추가 / 휘핑 크림 추가 / 플레이버 시럽 추가가 무료입니다! 진지하게 '에스프레소 한잔에 샷추가 5개 해도 되나요?'라고 물어보고 싶지만, 탬퍼로 맞츨까봐 그만뒀슈. 아무튼, 추가비용 없이 에스프레소를 더블로 마실 수 있다는 데에 신나서 나도 모르게 탈모될뻔함. 카푸치노에 샷추가 + 바닐라 플레이버 추가 + 휘핑 추가 해도 똑같이 3,800원. 나처럼 주문의 범위가 에스프레소 아니면 카푸치노로 심플한 사람에게는 샷추가 외에는 별 메리트가 없지만... 만약 커피 메뉴에서 재미를 느낀다거나 자기가 원하는 확실한 조합이 있다던가 하는 사람에게는 참 좋을거 같네요.



 그 외에도 씹을거리로서 이거저거 파는데, 그 지긋지긋하고 조잡한 케익이 없다! 아 뭔가 우리도 카페니까 스위-트한 씹을거리는 팔아야겠는데 어쩌지? 라고 생각하다가 젤라틴으로 다 죽어가는 과일 위에 보호막 씌워서 일단 모양새는 블링블링한데 먹는순간 감동도 재미도 없고 그냥 당뇨병메이커밖에 안되는 그런 케익을 대충 사와서 미친 이윤을 붙여서 파는 그런 전개가 없슈.

 이쯤되면 얘들은 케익도 안팔고, 커피에 들어가는 휘핑이나 시럽값 바가지 치는것도 아닌데 어디서 돈을 벌고 있는건지 좀 걱정되기도 하지만, 사실 이게 기본이겠죠.


츄러스와 아메리카노(에스프레소로 대체 + 샷 추가) 세트, 4.50

츄러스 단품은 2.00



 그 대신 신기하게도 츄러스를 팔고있는데 처음에는 뭐여 롯데월드에서 나왔나...싶었지만 의외로 잘 어울리네요. 설탕과 시나몬 파우더가 발려있다 보니 커피랑 잘 어울리는 느낌. 에스프레소를 자주 마시는 사람이라면, 마돈나 블렌드의 쓴맛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설탕을 넣지 않고 마시면서 츄러스 추가 하면 꽤 어울리는 조합이네요. 주문하면 바로 그 자리에서 구워줍니다. 긴 막대기(?) 두개 분량에 천 오백원(인데 올라서 이천원 됐슈), 혹은 셋트로 하면 아메리카노/카푸치노에 천 원 추가하는걸로 먹을 수 있슈. 그 외에도 베이글과 포켓와플...이라는게 있는데, 그 어느 쪽도 '커피점의 사이드 메뉴는 커피를 넘지 말아야 한다'라는 나의 평소 생각과 대체로 일치하는 느낌이라 마음에 드네요. 와플은 못 먹어봤고, 베이글은 하나 먹어봤는데 이렇다 할만큼 기똥차게 맛있다던가 그런건 없슈. 그냥 그런 느낌. 

 
 그 외에도 싱글 오리진 커피를 팔고 있는데, 메뉴판이나 그림을 보니까 핸드 드립 해 주는 모양. 드리퍼는 고노식. 다만 이렇게 많은 종류의 원두를 선도를 유지하면서 핸드드립할 수 있을까? 라는 것에는 다소 의문스럽네요. 그런 이유로 안마셔봤슈. 나는 조잡한 치킨 가이니까, 먹고 무서울거 같으면 지갑따위 열지 않음. 



 커피점의 주력은 커피여야 한다는 기본 논리에 충실한 메뉴 구성, 추출자의 신뢰감 있는 숙련도, 우월한 가격대 성능비... 마땅히 흠잡을 데 없는 좋은 선택이 될 듯한 커피점입니다. 



수내역의 가격대 성능비 매우 우수한 커피점, 코페아 커피였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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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3.25 | 지도 크게 보기 ©  NHN Corp.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7-5 황새울로 258번길 코리아나빌딩 1층

분당선 수내역 1번 출구 하차, 도보 5분

Office 031.714.9709
Business Hour : 08/09(Sat)/10(Sun) -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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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아울베어 2011/03/25 21:36 # 답글

    호, 우리 사촌형 사는 곳이네. 나중에 그 형 결혼식이라도 하면 꼭 가봐야지!

    참 대구에는 전통의 강호 '커피명가' 그리고 요즘 신흥 주자인 '커피 맛을 조금 아는 남자' 등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잘나가고 있다고. 커피집 앞에 줄서는 건 처음 봤다는 그런 이야기도? -그냥 생각나서 적어봤긔
  • 아스나기 2011/03/28 08:11 #

    아 제가 어느세월에 대구를 가나요 이 팔자에 흑흑
  • 혜정 2011/03/26 18:55 # 답글

    엇.. 이런곳이. 꼭 한번 가봐야겠네요!
  • 아스나기 2011/03/28 08:13 #

    근처에 사신다면 탁월한 선택이 되실수도 있겠네요 :)
  • Ruka 2011/03/28 20:43 # 삭제 답글

    와... 거 참 감사하다는데 엄청 까칠하시네
    포스트 기분좋게 본뒤에 내려보니 걍 지나가는 사람도 기분나빠지는 댓글...-.-;
    아무튼 에스프레소를 뭘로 뽑길래 추출자의 실력이 반영되는지..머신으로 안뽑고 presso같은걸로 뽑는건가? 아님 그냥 잘못표현하신건가..
  • 아스나기 2011/03/28 21:00 #

    관계자가 단순히 덧글을 다는게 아니라 그래서 우리회사 좋아요 어쩌고 저쩌고 하고 홍보질을하려고 하니 문제가 됩니다. 포스트 열심히 하고 답글 내려보니 원주인이 기분나빠지는 댓글이지요. 이전에도 몇몇 포스팅에 이런 류의 답글 - 저희 원두 좋아요, 머신 좋아요, 또오세요, 오면 잘 해드릴게요 등등 - 이 달렸는데 삭제하거나 무응답으로 일관하다가 이번에 처음 반응해 봤습니다.

    포르타필터에 담긴 분쇄커피에 대한 탬핑압력, 수평조정 정도, 공격(空隔)의 적절성 등은 전적으로 바리스타의 몫입니다. 또한 머신을 유지/보수/관리하는것도 넓게 보면 바리스타의 영역이고요. (기술팀도 물론 있어야 하지만) 데미타세를 미리 데워 둔다던가 하는 점도 실력에 포함되지요. 컵-퀄리티가 바리스타의 궁극적인 성과지표니까요.
  • 승종 2011/03/28 23:00 # 삭제 답글

    까칠하지 않으면 아스나기가 아임미다. 까칠하다 못해 꺼칠함.
    하지만 쫄깃하겠지.
  • 아스나기 2011/03/30 11:01 #

    중위님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어서 대한의 창공을 지켜주십쇼
  • 대구녀 2011/03/28 23:50 # 삭제 답글

    아 코페아는 수도권에 없구나!
    대구에는 꽤 많거든요
    가격대비 맛있구 좋아요! 가본 코페아 모두 맛도 별로 차이없었고
    그리고 사실 저거보다 더 쌌거든요? 가격 인상된거에요ㅜㅜ흑
    원래 라떼가 3500원이었나 그랬는데ㅋㅋ쨋든 맛없고비싼 커피전문점들이 마구생겨나는 요즘 코페아도 수도권에서도 흥했으면 하는ㅋㅋㅋ
  • 아스나기 2011/03/30 11:03 #

    수도권은 워낙 땅값이 비싸서 쉽게 들어올 수 없다고 그러더라구요.

    다른 매장도 저 정도 퀄리티라면 충분히 흥할거같은데... 좀 더 많아지길 기대해봅니다. 이상한 카페베네같은거 말구요 ㅠㅠ
  • 욜리자베스 2011/04/03 21:12 # 삭제 답글

    좋아요 너무 ㅋㅋㅋ 댓글이 ㅋㅋㅋ
    아... 뿌듯해....
  • 욜리자베스 2011/04/03 23:12 # 삭제

    아 박홍분께서 흥미로운 블로그일거라며 추천햊주셨어요. 리뷰가 직관적이고 기초지식만 있다면 이해하기 쉬워서 좋아요 ~~
  • 아스나기 2011/04/04 00:04 #

    아 이상한놈이 또 멀쩡한 사람을 이상한데 끌고왔네요.

    둘이 있을때 해머 같은걸로 뒤통수를 갈기고 빨리 도망치세요.
  • 아스나기 2011/04/04 16:14 # 답글

    어 뭐야 여기 달렸던 장사리플 어디갔어./
  • 2011/04/04 20:04 # 답글

    저희학교 앞에 이 커피집 있었는데 그립네요..맨날 머드쉐이크였나 그런거 빨러 갔었는데.
  • 아스나기 2011/04/04 20:17 #

    머드 쿨리스트라고 있지요. 싸고 저렴하고 살찌는 그맛.
  • 2011/04/04 20:18 #

    저는 근데 그게 넘 좋았어요. 밥챙겨먹기 귀찮으니까 그거 마시면서 과제하러 과방에 박혀있고 ㅠㅠ...
  • 아스나기 2011/04/04 20:26 #

    파워 리얼타임 리플

    축하합니다 어서오세요 당뇨의 세계로

    ?!
  • 2011/04/04 20:27 #

    하지만 저는 이제 졸업해서 당뇨의 세계와는 작별했지용 ㅋㅋㅋㅋ ㅠㅠㅠㅠ//
    졸업하기 전 까진 후배들이랑 같이가서 놀았었는데 그리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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